2. 작 업  설 명

 인간은 주변의 소리를 특정한 상황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발생되고 이해되어 지는 맥락에서 지각한다. 따라서 소리가 가지고 있던 상황적 맥락이 그 소리의 특성과 감성을 결정짓게 된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발화할 때 특정 상황 맥락을 고려하고 이에 어떤 단어의 조합을 만들어 낼지에 대해 생각을 하고 문장을 만들어 낸다. 문장에 속해 있던 개별적인 음소들은 상황과 다양한 조합 과정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유도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개별적인 음소들이 상황적 맥락이 제거된 상태에서 어떠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을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소리 언어에 대한 확장된 인식과 상상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언어처럼, 주변의 소리들도 다양한 기준에 따라 무한한 음소 단위들로 나뉘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소리가 가지고 있던 본래의 맥락을 제거함으로써 얻어지는 음소 단위로서의 ‘소리의 조각’들에 새로운 조합을 적용하여 관람객들 혹은 주변에서 얻어진 소리들의 잠재적 질감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이를위해준비된 4대의 스피커와 마이크는 그 자체가 독립적인 언어 발화자 및 청취자로서 존재한다. 따라서 음향 장비들을 가리거나 장식을 하지 않고 제품의 원래 모습을 그대로 관람객들에게 드러낸다. 마이크로 녹음된 소리들은 다양한 처리 과정을 거쳐 스피커로 재생산되는데, 관람객들의 이동하고 움직이는 정도에 따라 재생산되는 소리의 구조와 발화 특성이 달라진다. 그리고 스피커에 비쥬얼 맵핑이 이루어지는 양상은 발화되는 소리의 특성에 따라 그 정도를 같이 한다. 이로써 관람객은 작품 설치 공간 안에서 스피커와 마이크를 대상으로 에너지를 부여하고 소리에 관한 인터랙션을 경험하게 된다.